완벽주의의 함정

2018-12-19

매 번 뭔가를 할 때마다, 혹은 계획을 세울 때마다 항상 마음이 불편합니다. 완벽주의라는 것 때문에 말이죠.


얼마 전 노마드 코더의 영상 하나를 보게 됬습니다. 아이디어보다는 그것을 실행하는 실행력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당시에 굉장히 여운이 남아서, 힘들 때마다 꺼내보는 영상인데요.

사실 머리로는 실행이 중요하다는 건 알고 있지만 막상 해보려고 하면 주저하는 이유는 뭘까요?

이게 다 그놈의 완벽주의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좋은 것인 줄 알았습니다. 완벽하지 않음에 불편해하고, 하나 모자란 것을 위해서 며칠을 고민하기도 하죠. 상황에 따라서는 이게 옳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완벽하게 해야 한다는 부담에 아예 시작조차 안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때로는 “필요한 것들”이 꼬리를 물고 늘어지기도 합니다. 가령 A를 하려면 B를 먼저 해야하고.. B를 하려면 C를 먼저 해야해.. 같은 식이죠.

어떤 경우에는 시작은 했지만, 끝을 맺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머릿속에서 그 아이디어가 겉잡을 수 없이 커져서, 너무 막막하게 느껴지기 때문이죠.

20년의 짧은 인생이지만, 그 간 살아오면서 저 생각은 단 한번도 도움이 됬던 적이 없습니다. 이번 글은 그러한 제 자신에게 남기는 조언과도 같습니다.


동작 가능한 최소한의 코드

일단 만들어! 그리고 부숴!

완벽주의에 빠지면 저는 우선 어떤게 가장 정도이고, 제대로된 방법인지를 찾아봅니다. 그리고 그것 때문에 계속 스트레스받죠. 대부분의 모든 영역에서 그런 것 처럼, 가장 제대로된 방법을 따라가는 건 쉽지 않은 일입니다. 코딩으로 따지면 코딩 스타일, Best Practice에서 제안하는 갖가지 아키텍쳐, 가장 보편적으로 쓰이는 라이브러리 선택하기 등 정말 신경쓸 게 많아요.

그러다보면 그 모든 것들이 사고의 틈을 꽉 채우고 저를 몰아붙이기 시작합니다. 그 모든 “해야하는 것들”에 압도되어버리죠.

최근에 웹 사이트를 하나 만들 때는 당장 앞만 바라보면서 작업을 했습니다. Best Practice같은 건 개무시하고 일단 어떻게든 되게 만드는 데에 집중했습니다. 코드는 처참했죠. 하지만 결과는 괜찮았습니다. 쓸 수 있는 무언가가 나왔습니다.

쓸 수 있는 뭔가가 제 손 안에 있으니까 심리적인 안정감이 들더군요. 그런 “여유”를 가지니까 앞으로 해야할 것들이 눈에 보였습니다. 그 대로 README에 써내려갔습니다.

새로운 뭔가를 initiate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당장 앞만 보고 행동하는게 꽤나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다시 생각해보면 한 발자국 움직였을 때 다시 돌아갈 안전한 공간이 있는지 없는지의 차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할까 말까 고민될때는 해라

이 말은 제가 고등학생이었을 때, 같은 동아리의 선배가 해주신 말씀입니다. 당시 저는 기능경기대회를 준비했었는데요. 어떤 동작을 추가할지 말지 고민이 들 때 이 말을 떠올리라고 하더군요.

결정 장애가 올 때 조금 더 적합한 말이지만, 시작을 못할 때

일단 그냥 하면 뭐라도 됩니다. 고민하는 시간을 줄이고 행동하는 시간을 늘리는 게 현명하죠.

Just Do It


완결 짓기

시작이 반이라면, 끝내는 것도 반입니다.

앞서 이야기한 것과 비슷한 맥락입니다만, 동작 가능한 코드, 저작이라면 남에게 보여줄 수 있는 최소한의 글을 만드는 건 “완결”을 짓는다는 관점에서 지속적인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대해서 좋은 책이 하나 있습니다. 피니시라는 책입니다. 시작만 하고 끝내지를 못해서 고민인 분들은 꼭 한 번 읽어보세요.


짧은 글, 짧은 인생의 짧은 소견입니다. 내용도 얄팍하기 그지 없습니다. 그럼에도 어떻게든 썼네요.

사실, 완벽함이라는 건 실체가 없는 거짓된 허상에 불과합니다. 이를 테면 저 하늘의 별이자 그림의 떡이죠. 그래서 불완전함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하면 조금은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그렇지만 그것이 부족함에 대한 핑계가 되어서는 안되겠죠.

불완전함을 인정하면서 부족함을 채워가는 것이 올바른 마음 가짐이 아닐까 합니다. ` 마음이 복잡하고 답답할 때 제가 쓴 이 글을 한 번씩 되새김질해야 할 것 같습니다.